나에게는 많이 짧았던 2022년이 마무리 되고 있다.
회고를 잘 남기지 않았지만, 우테코를 하면서 회고의 장점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프로그래밍적 이슈 외에도 인생의 이슈가 있을 때에도 회고를 남기려고 한다.
2022 하반기의 과정을 회고하면서 2023 에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써보려고 한다.
학교 생활의 마무리
2021년에 그렇게 힘들었다.
사실 돌이켜보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싶기도한데, 과거의 내가 울면서 잠 못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무언가 압박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역시 시간이 약이다.
그래서 2022년은 나에게 휴식의 해였다.
다들 취업난이라고 스펙만들기 바쁜 사회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휴식을 취한 사람이 나밖에 더 있을까
9월 전까지 연구실 일을 다 정리하고, 넘겨주고, 돌아가기 전 주변 사람들과 밥 한끼 하는 등 학교 생활을 마무리 했다.
처음엔 뚜렷하게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구집에 돌아오고, 나에게 남은 게 무엇이고 해야하는 게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다.
그냥 교수님 밑에서 적당히 돈 받으면서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떠들고 노는게 좋았던건 아닌가 생각도 했던것 같다.
매체 나오는 다른 교수님들과 내 주변 대학원생들의 교수님들 얘기에 비하면 이수원 교수님은 천사였기 때문에 내 진로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편하게 회피할 곳을 찾은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재밌었던 건 분명한데 싶다가도 '결국 깊게 안 파봤으니 재밌지. 과제 조금만 하면 되니까 재밌었던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가 없었다.
분명 대학교 3학년때부터 하던 생각인데 결론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회피성만 짙어진 기분이였다.
이것저것 둘다 어설프게 발을 걸쳐놓은 상태라 독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졸업하고 반년은 쉬기로 했으니, 이때까지는 불안정한 마음을 눌러놓기만 했다.
그럴 때 마다 쉴건가요
반년 놀아야지! 라고 마음은 먹었지만, 대구로 돌아오기 전 뵈었던 이성진 교수님의 말씀이 가슴 한 구석에 죄책감으로 남았다.
반년 쉰다고 해결이 되나? 어차피 그러고 다시 공부하고 일하면 또 힘들고 지칠텐데 그럴때마다 쉴건가요?
다른 방안을 만드는게 좋을 것 같은데. 물론 은선학생 성격을 보면 쉬는게 쉬는거가 아닐 것 같긴한데..
아무튼 응원합니다
뒤늦게 컨택한 대학원 메일들이 다 씹히고 (당연함 너무 늦게 보냄),
사실 정말 간절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일 답변이 있을때까지 메일을 보내던가, 일단은 무작정 서류를 넣던가 하면 될 일인데 그냥 뭔가 공허한 마음에 그럼 그렇지 하고 놓아버렸다.
악을 쓰고 타 단과대 교수님께 연구실 가고 싶다고 메일 줄줄줄 써서 연구실에 들어가고,
특강 한번 해주신 교수님께 상담하고 싶다고 연락드려서 졸업하기 전까지 매 학기마다 상담받고, 연구실 제안도 받고,
청강이라도 하고싶다고 말씀드려서 가상현실 수업도 들었고,
욕먹어가면서 새벽까지 팀원에게 죄송하다 제가 잘 몰라서 실수했다 혹시 알려줄 수있냐, 알려주시면 다 고치겠다며 몇시간 동안 하는 말을 다 받아 적고,
알고리즘 수업 못 따라가서 밤새 공부하다가 스터디 카페에서 운 적도 있고,
그 외에도 용기내서 무언가 하려고 했던 기억이 너무너무 많다
이 악물고 파이팅 넘치게 행동 했던 나였는데
그랬던 용기가 어딨나 싶을정도로 에너지가 너무 없다. 지금 글쓰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내향적인 내가 정말 악다구니 쓰면서 학교를 다녔구나
그럴때마다 쉴거냐는 말이 계속 생각났다.
쉬는건 뭘까 이런마음으로는 무엇을 해도 쉬는게 아닐 것 같은데
운전 면허 취득
그래서 마음을 편히 먹고자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했다.
지금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면, 적어도 불안함으로 잠을 못 이루진 않겠다 싶어서
그렇게 9월~10월을 보냈다.
중간 중간 취업 코테는 어떨까? 맛만 보자 라는 마음으로 한 두어군데 서류를 넣어 코테를 보기도 했다.
코테는 다 잘쳤다고 생각했는데(내 생각임) 떨어지길래 아 서류문제구나 내가 지금 갖춰진게 없긴 하지. 싶기도 했다.
영어성적도 만들어야하는데
포폴에 백엔드 프로젝트 내용이 너무 없다
저번에 카카오 브레인 코테 떨어진거보면 백엔드 코테쪽을 준비해야할 것 같긴한데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뭘 해야할지 알 것 같은데 모르겠는 그런 기분
그래서 우테코를 신청했다.
우테코
지금 돌이켜보면 우테코에서 이번 기수부터 프리코스를 전부 들을 수 있게 해주었을때 느낀 건 너무 좋다 이런 행운이! 이런 것 보다는 '아 마음 편하겠다' 였다.
운전면허 학원의 연장선 느낌? 일단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긴 하고 있구나 같은 안정감을 줬다.
처음 우테코를 시작했을 때엔 정말 스트레스 없이 코딩을 하는게 오랜만이라 너무 재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취업 압박이 좀 덜해져서 그런게 아니였나 싶다.
나 일단 지금 뭐 하고 있어! 노는거 아니다!
실제로 배운 내용이 굉장히 많았기에 죄책감없이 지스타도 가고 킹키부츠도 보고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11월도 보냈다.
학교 다닐 땐 그렇게 안 가던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순간 순간이 상처가 되지 않길
솔직히 말해서 우테코 최종까지 갈 거라고 기대도 안했기 때문에 스터디를 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스터디 진행하면서 내가 너무 부정적이였나? 라는 생각이 물꼬를 틀었다.
친구도 나한테 내가 너무 기가 죽어있는 상태인 것 같다고, 그런 마음으로 서류를 넣으면 다 보인다고 했다.
물론 이미 낸 서류였고, 우테코에 떨어지는 건 정해진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간절함보다 내가 그럼 그렇지 라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모든 일에 그렇게 임한 것 같다.
처음엔 내가 상처를 안 받고 싶어서 '됐다. 그냥 맛만 본거지, 기대도 안했다.' 라고 생각한 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오히려 상처가 됐던 것 같다.
친구가 나한테 해준 순간 순간이 상처가 안되게 하라는 말이 이거였나 싶다.
내가 개발자로써 열정이 없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지금 나는 모든 일에 열정이 없는 것 같아서
교육 넣은 것도 다 떨어지는 데 취직은 어쩌지?
진짜 개발자고 뭐고 대기업이고 뭐고 적당히 아무데나 들어가야하나?
그게 의미가 있나?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자소서 항목에 자주 나왔던 것 같다.
여러번 써봤는데도 잘 기억 못하는 걸 보면 나도 기억에 안 남는데, 회사는 어떻겠나(ㅋㅋㅋㅋㅋ) 싶다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고 가장 많이 상처받은 건 같은 개발자들에게서였다.
모르는 것을 물으면 어찌 그렇게 차갑게 말을 하는지.. 그들이 보기엔 핑거프린세스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는 단 한번도 내가 혼자 알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또 치유된 것도 개발자들에게서였다.
자기도 그랬다면서 챙겨주고 알려주는 분들을 보고 기대에 부응하고자 더 열심히 하려고 애쓴 것 같다.
나는 그분 들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고 나 혼자만이 아닌 주변과 같이 성장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또한 졸작에서 재활치료 웹 서비스를 했었는데, 그때 소외계층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지방 출신이라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소외계층을 돕는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고 싶은게 가장 큰 목표다.
더불어가는 세상이니까 그냥 주변사람들과 다 같이 행복하고 싶다. 그냥 유토피아를 꿈꾸는 몽상가일지도
다시 시작하기
이제 쉴만큼 쉬었는 것 같다.
역시 나는 쉬는거랑은 안맞는 타입인 것 같기도 하고
어제 친구한테 황희찬 선수 같은(ㅋㅋㅋㅋㅋ)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규칙적이고 통제하는 삶...
12월은 끝이다. 그 말인 즉슨 이제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
이때만큼 에너지 넘칠 때가 언제냐 라는 마음으로 일단은 계획을 세우기로 마음 먹었다.
1. 코테 공부
다행히 코테공부는 어느정도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유일한 내무기
그치만 여전히 자신감이 없는 상태라, 목표는 플래티넘이다 그쯤되면 자신감이 생기겠지
새로운 문제는 파이썬으로 매주 3개이상 풀 생각이고, 하루에 한 문제씩 풀었던 문제를 자바로 풀어볼 생각이다.
2. CS 공부
애초에 우테코 전에 하던게 CS공부였고, 앞으로는 블로그 포스팅에 남기려고 한다.
부족한 점이 많기때문에 배울 내용도 많을 것 같아서 설렌다.
3. 백엔드 프로젝트
크게는 아니고 스프링 공부를 할 겸 프로젝트를 하나 하려고한다.
CS공부를 진행하면서 하게 되면 배운 내용을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4. 개발 서적 리뷰
이건 일단 확실치 않다.
스터디가 형성되면 할 것 같고, 만약 스터디가 형성되지 않으면 일단은 제일 마지막 순위로 밀려날 것 같다.
5. 운동하기
예전에 하던 요가가 그립다...
요가학원을 찾아보던가 집에서 홈트라도 하자(제발)
승우아빠 최근 영상에서
남들 다 놀때 놀고 남들 다 쉴때 쉬면서 왜 남들보다 잘 되길 바라냐고.. 쉬려고 유튜브봤다가 순살됐다
요즘 매일 12시간씩 자는 것 같다.
다시 하루에 4시간씩 자고 커피 없으면 골골거리던 나로 돌아와야할 것 같다.
출처 : 동땡들과 행복한 아영(@enfp_angyeong)님의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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